2035 일의 미래 (일자리 소멸, 직업 생존, 미래 전략)
일자리가 '부족해지는' 게 아니라 '일 자체가 없어진다'는 말,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과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한 장씩 넘기면서 그 생각이 조금씩 흔들렸습니다. 현 문과생으로서 읽는 내내 꽤 암담했고, 다 읽고 나서는 반성도 했습니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정리된 생각들을 솔직하게 풀어낸 것입니다.

일자리 소멸: 과장인가, 현실인가
"AI가 내 직업을 빼앗는다"는 말, 이미 지겹도록 들어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책을 읽어보니 체감이 달랐습니다. 이미 3D 프린팅 기술이 자동차 부품 제작과 바이오 산업에 실용적으로 쓰이고 있고, 자율주행 차량은 실험 단계를 넘어 도로 위에 올라왔습니다. 제가 어릴 때 과학글짓기 대회에서 '그냥 상상'으로 썼던 내용들이 지금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게 묘하게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자동화(Automation)입니다. 자동화란 사람의 개입 없이 기계나 소프트웨어가 반복적·논리적 작업을 스스로 처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공장 생산라인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동화가 진행됐지만, 이제는 사무직과 전문직 영역까지 파고들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까지 자동화로 인해 전 세계에서 약 8,500만 개의 일자리가 대체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출처: 세계경제포럼).
그렇다면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요. 책에서 제시하는 기준은 '좌뇌 vs 우뇌'의 구분입니다. 좌뇌적 업무란 논리, 분석, 계산처럼 규칙 기반으로 처리되는 일을 말하고, 우뇌적 업무는 공감, 창의, 감성처럼 인간 고유의 감각이 필요한 일을 뜻합니다. 인공지능(AI)이 전자를 대체하는 속도는 이미 예상보다 빠릅니다. 저는 이 기준이 꽤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한편으로는 '우뇌 영역도 결국 AI가 흉내 내기 시작하면 어떻게 되나'라는 의문도 남습니다.
AI 시대 살아남을 직업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은 직업군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AI와 협업하며 기술을 활용하는 직업 (데이터 분석가, AI 트레이너 등)
- 창의성과 감성이 핵심인 직업 (예술, 디자인, 콘텐츠 창작 등)
- 인간 대 인간의 관계가 필수인 직업 (간병, 상담, 교육 등)
문제는 저처럼 이 세 가지 모두에서 뚜렷한 강점을 찾기 어려운 사람이 꽤 많다는 점입니다. AI를 이용하는 직업은 향후 더욱 증가할 수 있지만 아직 소수입니다. 창의적인 감성을 발휘하는 직업 예를들면 예술가나 콘텐츠 크리에이터도 많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인간 대 인간 관계가 필수인 직업이 그나마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네요. 그래도 대부분은 평범한 직장을 다니며 사무적인 일을 하고 있을거기 때문에 불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책의 메시지처럼 인문학이 대두되는 시기가 올 것 같습니다. AI가 할 수 없는 일은 바로 인문학 분야에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는 이공계 전공자만의 무대"라는 시각이 제법 강한 편이지만, 실제로 이 책이 강조하는 미래 핵심 키워드들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미래 융합의 9개 레고 블록은 휴머니즘, 로봇, 투명한 정치, 디지털 권력, 신경제학, 식량, 에너지, 생명공학, 인공지능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휴머니즘'이 맨 앞에 있다는 것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것을 인간의 맥락에서 해석하고 적용하는 능력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는 의미로 읽혔습니다.
2035 미래 대비 전략: 개인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
제가 직접 취업 준비를 하면서 느꼈던 건, 당장 취업하는 데 급급하다 보면 5년 후, 10년 후를 놓치기 쉽다는 점입니다. 취준생 시절에 이 책을 읽었고, 취업 후에 다시 펼쳐봤는데 그사이 제가 미래를 위해 준비한 게 거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알고 있다는 것과 실제로 준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여기서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라는 개념이 중요해집니다.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 기술을 단순히 사용하는 것을 넘어, 정보를 비판적으로 읽고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공계가 아니더라도 AI 도구를 업무에 활용하고, 데이터를 읽어내는 기초 역량을 갖추는 것이 당장 현실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내 직업의 약 61%가 자동화 고위험군 또는 중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출처: 한국고용정보원).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개념은 사이버 보안(Cyber Security)입니다.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에서는 사이버 공격 한 번으로 금융, 국방, 공장 시스템이 동시에 마비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초연결 사회란 사람, 사물, 데이터가 인터넷으로 상시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사회 구조를 말합니다. 이 영역은 기술 인력뿐 아니라 법적·제도적 대응을 설계하는 인문사회 계열 전문가도 절실히 필요한 분야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분야는 생각보다 문과적 역량이 의미 있게 결합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결국 제가 내린 잠정적인 결론은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입니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익히면서, 동시에 AI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자신만의 감각과 서사를 계속 쌓아가는 것. 이 두 방향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함께 가야 한다고 봅니다.
2035년은 생각보다 멀지 않습니다. 지금 중학생인 아이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시점이 딱 그 무렵입니다. 변화를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과 그에 맞게 방향을 잡는 것 사이의 거리는 꽤 큽니다. 저도 이 책을 읽고 반성했듯, 지금이라도 AI 도구를 실제로 써보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인간적인 영역'을 천천히 발굴해 나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