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사람이 오히려 더 잘 살고 있다면, 그게 아이러니가 아닐까요?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공포 소설인 줄 알고 책을 덮을 뻔했습니다. 그런데 읽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 제목이 소설 전체를 가장 정확하게 압축한 한 문장이라는 걸요.'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제목 의미췌장을 먹는다는 표현은 일본에서 내려오는 민간 관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아픈 장기를 먹으면 낫는다는 의미에서 출발합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그 의미가 한 층 더 깊어집니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진 상대를 너무나 닮고 싶을 때, 그 사람의 췌장까지 먹어버리고 싶다는 표현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제목 하나가 두 주인공의 관계 전체를 얼마나 정밀하게 담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