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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트렌드 코리아 2025 (아보하, 자기계발, 토핑경제)

boosuk1 2026. 5. 25. 23:26

트렌드 코리아 2025 책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나, 싶을 때가 있지 않으십니까. 트렌드 코리아 2025는 그 질문에 정확히 답하고 있었습니다. 2025년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를 열 개의 키워드로 정리한 이 책을 읽으며, 제가 요즘 느끼는 감각들이 사실 트렌드 한가운데 있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아보하, 조용히 달라진 사람들의 욕망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가장 먼저 눈이 간 키워드는 '아보하'였습니다. 아보하는 '아주 보통의 하루'를 줄인 말로, 특별한 사건도 불행한 일도 없는 그냥 평범한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심리를 가리킵니다. 여기서 아보하란 단순히 심심한 하루를 즐기자는 게 아니라, 아무 일도 없이 하루가 지나가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값진 일인지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 감각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저도 요즘 하루를 마치고 별일 없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낄 때가 많아졌거든요. 예전에는 그런 하루가 오히려 뭔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졌는데, 이제는 그게 꽤 소중한 감각이 되었습니다. 재밌는 건, 제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가 제 개인 성격 때문이 아니라 주변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예측 불가한 사고와 재난이 뉴스를 가득 채우는 시대에 살다 보니, 아무 일 없는 하루가 사실은 대단한 하루가 된 것입니다.

이 흐름은 소비 심리 분석에서도 확인됩니다. 소비자행동론(Consumer Behavior Theory)에서 말하는 '안전 욕구 기반 소비'가 강화되는 국면, 쉽게 말해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화려한 자극보다 안정감을 주는 소비를 선택한다는 이론인데, 지금 아보하 현상이 정확히 그것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2024년 한국 사회의 소비 심리지수는 전반적으로 위축세를 보이며, 안정 지향 소비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출처: 한국은행).

원포인트업, 매일 자기계발의 복리

'원포인트업'도 같은 맥락에서 공감이 갔습니다. 원포인트업이란 거대한 목표나 극적인 자기계발 대신 지금 현재보다 딱 1퍼센트만 나아지는 작은 변화를 꾸준히 쌓아가는 태도를 말합니다. 저도 올해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저만 이런 시도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주변을 보니 비슷한 시기에 블로그나 유튜브를 시작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엄청난 인플루언서가 되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하루하루 하나씩 써나가는 것 자체를 목표로 삼는 분위기. 그게 바로 원포인트업이 포착한 분위기였습니다. 신기한게 제가 생각한 기준이 트렌드 코리아에 반영되고 있는것을 보면 제가 트렌드에 잘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렇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 또 흥미로운데요. 그러한 트렌드를 캐치하는 작가도 놀랍습니다. 어떤 환경의 변화로 자연스럽게 생각한 행동 방식인데 저랑 동일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같은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게 트렌드에 반영되는 것 같습니다.

2025년 트렌드 코리아가 담아낸 핵심 심리 변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소확행의 시대가 지나고, 자극 없는 평범한 일상 자체를 가치 있게 여기는 아보하로 이동
  • 거창한 자기계발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반복하는 원포인트업 태도 확산
  • 불확실한 환경이 만들어낸 안정 지향 소비 심리가 키워드 전반에 깔린 공통 정서

토핑경제, 경계가 무너지는 소비 시장

'토핑경제'는 새로운 개념이었습니다. 며칠 전 숙명여대 근처 소품 가게에 잠깐 들렀다가 볼꾸, 그러니까 볼펜 꾸미기 문화를 처음 제대로 눈으로 봤거든요. 자기가 원하는 인형, 스티커, 고리를 조합해 볼펜 하나를 완전히 나만의 물건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저 어릴 때는 볼펜은 그냥 볼펜이었는데, 이제는 볼펜 하나까지 개인화(Personalization)되는 시대가 된 겁니다. 여기서 개인화란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 개인의 취향에 맞게 구성하는 것을 말하며, 이것이 경제 전반으로 확장된 흐름이 바로 토핑경제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 흐름은 저출산 구조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출산으로 아이 한 명 한 명이 귀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개인의 특성을 살려주는 방향으로 육아와 교육, 소비 문화 전체가 이동한 것입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입니다(출처: 통계청). 인구가 줄면서 단체 논리보다 개인 논리가 강해지고, 그게 소비 시장에서 토핑경제라는 형태로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미국 스타벅스에서 코코넛 밀크, 아몬드 브리즈 같은 우유 옵션이 다양하게 제공되는 것처럼, 국내 카페들도 점점 그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5를 다 읽고 나서 남은 감각은 하나였습니다. 지금 사람들은 거창한 것보다 자기 자신에게 맞는 것, 자극적인 것보다 안온한 것을 더 원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저도 그 안에 이미 들어와 있다는 것. 2025년을 시작하며 읽기에 딱 맞는 책이었고, 지금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좀 더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싶은 분들에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123tlffk123/22334180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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