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봐야할 책을 소개하겠습니다.
금융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반드시 부자가 될까요? 저는 그 질문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돈은 수학이 아니라 심리학이라는 것, 이 책 한 권이 그걸 납득시켜줬습니다. 2021년 국내 출간 이후 30만 부 이상 팔린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은 종목 추천도, 투자 기법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책을 반복해서 꺼내 드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 핵심 : 지능이 아닌 경험이 돈의 태도를 결정하다.
주식이 30% 빠졌을 때 어떤 사람은 "기회다"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밤에 잠을 못 잡니다. 저도 후자였습니다. 2021년 처음 투자를 시작했을 때 시장이 흔들리자 공황 매도(패닉셀링, panic selling)를 한 적이 있습니다. 공황 매도란 가격 하락에 대한 공포로 보유 자산을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급하게 파는 행동을 말합니다. 나중에 돌아보니 그게 얼마나 손해였는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모건 하우절은 이 차이를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 경험의 문제로 봅니다. 대공황 시대를 살아온 세대와 2010년대 저금리 강세장에서 투자를 시작한 세대는 같은 지표를 보고도 전혀 다른 감각으로 반응합니다. 어린 시절 극심한 빈곤을 겪은 사람이 조금만 불안해도 현금화를 서두르는 건 비합리적인 게 아닙니다. 그 사람의 과거 경험이 만들어낸 지극히 합리적인 반응입니다.
이 관점은 제가 제 자신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왜 제가 부자가 되려고 하는지, 왜 나보다 가족을 위한 선물, 여행이 먼저 였는지는 어린시절부터 가족을 소중히 하는 영향이 컸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죠. 왜 충동적으로 코인을 샀는지, 왜 카드값보다 지출이 먼저였는지. 모든 결정 뒤에는 나름의 맥락이 있었고, 그걸 인식하는 것이 행동을 바꾸는 출발점이었습니다. 세상에는 금융 박사도 파산하고 고졸 청소부도 수십억을 모읍니다. 지식보다 심리가 먼저입니다.
두번째 핵심 : 돈을 버는 힘과 지키는 힘, 공격성과 겸손한 방어력
워런버핏의 오랜 투자 파트너였던 릭 게린을 아시나요? 버핏, 찰리 멍거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탁월한 투자자였지만, 1973~1974년 약세장에서 마진콜(margin call)을 당하며 역사에서 사라졌습니다. 마진콜이란 투자자가 대출을 활용해 투자했을 때 자산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증거금을 추가 납입하거나 포지션을 강제 청산당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버핏과의 차이는 재능이 아니었습니다. 버핏은 절대로 파산할 수 있는 베팅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중간에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투자한 채권이 부도(디폴트, default)를 맞은 적이 있습니다. 디폴트란 채무자가 이자 지급이나 원금 상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당시에는 정말 허탈했습니다. 그 돈이 날아갔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투자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경험이 오히려 분산투자의 필요성을 몸으로 가르쳐줬습니다.
하우절이 전하는 핵심은 이렇습니다. 돈을 버는 데는 공격성이 필요하지만, 돈을 지키는 데는 겸손과 방어력이 필요합니다. 오래 살아남는 자가 결국 이깁니다. 이건 투자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닙니다. 사업에서도, 커리어에서도,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자가 되려면 먼저 "왜 부자가 되고 싶은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이 질문에 꽤 구체적인 답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프랑스 파리의 카페에서 플랑이나 케이크를 먹으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 그게 제가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입니다. 이 이미지가 있으면 힘든 과정을 버티는 힘이 생깁니다. 목표 없이 돈만 좇으면 부자가 되더라도 공허합니다.
세번째 핵심 : 복리는 수익률이 아니라 시간의 문제다
워런 버핏의 재산 대부분은 50대 이후에 형성됐습니다. 열한 살에 투자를 시작해 여든아홉이 넘어서도 시장에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책이 그의 종목 선택법을 분석하지만, 제가 보기에 그건 핵심을 빗나간 이야기입니다. 진짜 비밀은 75년 이상 복리(compound interest)를 지켜낸 인내심입니다. 복리란 원금에서 발생한 이자가 다시 원금에 합산되어 다음 기간의 이자 계산에 포함되는 방식으로,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산 증식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집니다.
제가 직접 체감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2021년부터 투자를 시작했지만 중간에 돈이 필요해서 전부 팔았습니다. 그리고 2년 전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 공백이 아쉽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공백이 없었다면 복리 효과가 훨씬 컸을 테니까요. 주식 공부를 따로 하지 않고 지수형 ETF(상장지수펀드, Exchange Traded Fund)를 중심으로 금, 주식, 채권에 분산 포트폴리오 투자를 해왔는데, 2~3년이 지나니 수익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ETF란 특정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매매할 수 있는 상품을 말합니다. 배당과 이자가 재투자되면서 자산이 점점 더 빠르게 불어나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복리는 돈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는 매일 영어 한 문장씩 외우고 섀도잉(shadowing)을 2년 넘게 이어왔는데, 어느 순간 영어 듣기가 편안해졌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하루 루틴이 쌓이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복리의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수익률보다 시장에 머무는 기간이 더 결정적입니다
- 단기 최고 수익률보다 꾸준한 중간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강합니다
- 복리는 투자뿐 아니라 언어, 운동, 독서 등 모든 습관에 적용됩니다
- 복리 효과를 누리려면 파산하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 전제입니다
2024년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의 60% 이상이 단기 매매를 반복하며 평균 보유 기간이 3개월 미만이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복리가 작동할 시간을 스스로 끊어버리는 셈입니다.
결론 : 돈이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것
이 책에서 하우절이 말하는 부의 정의가 저는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돈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는 자율성(autonomy), 즉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에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자율성이란 외부의 통제 없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돈은 많은데 정작 쓰고 싶은 시간에 쓸 수 없다면 그게 진짜 부자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 역시 여기서 시작합니다.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을 "나중에"가 아닌 "지금"에 가까운 시점에 할 수 있는 자유, 그게 목표입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약 68%가 노후 자금이 부족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출처: 한국금융연구원). 그 이유 중 상당수는 지식 부족이 아니라 일관된 행동의 부재였습니다.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것, 그게 금융에서 가장 흔한 실패 패턴입니다.
부의 목적을 먼저 정해야 그 과정을 버틸 수 있습니다. 막연히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으로는 시장이 흔들릴 때 버티기 어렵습니다. 구체적인 장면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부자가 됐을 때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지금 당장 한번 써보시길 권합니다.
결국 돈의 심리학이 전하는 메시지는 하나로 수렴됩니다. 똑똑하게 아는 것보다 꾸준히 행동하는 것이 이깁니다. 거창한 전략보다 파산하지 않고, 공황 매도하지 않고, 복리가 작동할 시간을 지켜내는 것. 제가 2년 넘게 시장에 머물면서 몸으로 배운 것도 결국 그 하나입니다. 이 책이 투자 기법 대신 심리를 다루는 이유, 읽고 나면 납득이 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상황과 판단에 따라 신중하게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