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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갈림길 서평 (K자 경제, AI 혁명, 달러 패권)

boosuk1 2026. 7. 13. 21:59

종전, 금리 인상, AI 버블론 등 다양한 변수들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이때 투자의 나침반이 되어줄 책 한권을 알려드리겠습니다. 26년 6월 10일 출판된 따끈따끈한 신간 도서인데요. 바로 거시경제 전문가 오건영님이 쓴 '부의 갈림길'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한동안 분산투자를 하면서도 늘 불안했습니다. 주변에서 특정 종목 하나로 수익을 냈다는 이야기가 들릴 때마다 '내가 너무 조심스럽게 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밀려왔습니다. 그런데 거시경제 충격이 올 때마다 자산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걸 직접 경험하고 나서야, 분산투자가 단순한 보수적 전략이 아니라는 걸 몸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오건영 작가의 신간 '부의 갈림길'은 그 확신을 이론으로 다시 한번 단단히 세워준 책입니다.

지정학적 분쟁과 K자 경제, 지금 투자자에게 진짜 중요한 질문

전쟁이 터지면 시장이 흔들립니다. 그럴 때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 끝나냐"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게 잘못된 질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쟁이 단기로 끝나든 장기로 이어지든, 투자의 시계열을 5년 이상으로 늘린다면 더 중요한 물음은 따로 있습니다. "전쟁이 끝날 때 내 포트폴리오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이 질문 앞에서 단기 뉴스에 맞춰 매매하는 전략이 얼마나 소모적인지 새삼 느꼈습니다.

이 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개념 중 하나가 K자 경제(K-shaped economy)입니다. K자 경제란 경제 회복 국면에서 특정 계층이나 자산은 빠르게 상승하고, 다른 계층이나 자산은 오히려 하락하는 양극화 구조를 가리킵니다. 알파벳 K처럼 위로 뻗는 선과 아래로 꺾이는 선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제가 직접 투자하면서 느낀 것도 비슷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빅테크 관련 주식은 올랐는데, 제가 갖고 있던 일부 실물 경기 관련 자산은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어디에 올라타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구조입니다.

K자 경제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상단(상승 구간): 빅테크, AI 관련 자산, 고가 부동산
  • 하단(하락 구간): 전통 제조업, 저소득층 소비 관련 섹터, 일부 신흥국 자산
  • 교차점: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과 정부 재정 정책이 어느 쪽을 지원하느냐에 따라 방향이 갈림

연준 의장 교체와 통화 정책, 시장의 진짜 변수는 무엇인가

연준(Fed, 미국 연방준비제도)은 미국의 중앙은행으로, 기준금리 결정과 시중 유동성 공급을 통해 전 세계 금융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관입니다. 연준 의장이 바뀐다는 것은 단순히 인사 교체가 아니라, 통화 정책의 방향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 책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압박하는 금리 인하 기조와, 새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워시의 성향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을 다룹니다. 여기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inflation expectation)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란 소비자와 기업이 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게 되면, 그 예상 자체가 실제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자기실현적 메커니즘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곧 비싸진다"는 심리가 퍼지면 실제로 비싸집니다.

금리를 섣불리 낮추면 이 기대심리가 강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리를 높게 유지하면 자산 시장이 위축됩니다. 어느 쪽도 쉽지 않은 딜레마입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연준 의장이 누가 되느냐보다 실제로 시장이 그 발언과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024년 기준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하며 고금리 기조를 이어갔습니다(출처: 미국 연방준비제도).

AI 혁명과 생산성, 낙관론과 현실 사이 어디쯤에 있을까

AI 이야기가 나오면 두 부류로 나뉩니다. "이건 완전히 게임 체인저"라는 쪽과, "버블이다, 닷컴 사태 때와 다를 게 없다"는 쪽입니다. 저도 솔직히 이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은 적이 있습니다. AI 관련 ETF를 담았다가 변동성이 커서 당혹스러웠던 기억도 납니다.

이 책은 AI 혁명이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TFP(총요소생산성, Total Factor Productivity)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TFP란 노동과 자본 투입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생산성 향상, 즉 기술 혁신이나 효율화로 발생하는 경제 성장의 원천을 수치화한 것입니다. AI가 실제로 TFP를 끌어올린다면, 고성장과 저물가가 동시에 가능한 이상적인 거시경제 환경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1990년대 IT 혁명 시기에 미국이 경험했던 것과 유사한 국면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낙관론에만 기대지 않습니다. AI가 실제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전환 과정에서 거품이 먼저 터질 수 있다는 점도 짚습니다. 저는 이 시각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AI 기술 자체는 의심하지 않지만, "지금 당장 모든 AI 관련 종목이 오른다"는 논리는 다르게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OECD는 AI가 생산성에 미치는 효과가 본격화되려면 최소 5~10년의 시차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출처: OECD).

달러 패권과 포트폴리오, 지금도 달러 자산을 담아야 하는가

"달러는 이제 끝났다"는 말이 종종 들립니다.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즉 미국 자산을 팔아치우라는 기류가 시장 일각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달러 패권이 약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고, 실제로 유로화 대비 달러 약세가 나타나는 국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달러 패권이 단기간에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책도 같은 결론에 도달하고 있어서, 제 판단에 근거가 생긴 느낌이었습니다. 핵심은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입니다. 네트워크 효과란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가치가 더 높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달러가 전 세계 무역 결제와 외환 보유고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한, 달러를 대체할 통화가 나타나기는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흔히 위안화를 달러의 대안으로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 특성상 자본 이동에 제한이 있고,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외환 보유고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58%로, 2위 유로(약 20%)와도 격차가 큽니다. 위안화의 비중은 3% 미만에 그칩니다. 저는 이런 수치를 보면서도 달러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계속 담아두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지금도 그 판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핵심은 하나입니다. 뉴스에 흔들리며 족대를 들고 뛰는 대신, 큰 흐름이 모이는 길목에 어항을 두고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저도 금, 채권, 주식, 달러 자산을 나눠 담은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그 원칙을 실천해 왔는데, 거시경제 충격이 왔을 때 자산이 서로 상보적 역할을 하며 버텨주는 경험을 직접 했습니다. 어느 자산 하나가 빠지면 다른 자산이 받쳐주는 구조입니다. 시장이 불확실할수록 이 구조의 가치가 더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어항을 어디에 둘지 고민 중이라면, 이 책이 그 자리를 잡는 데 꽤 단단한 근거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는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20119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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