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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권전쟁 서평 (파운드리, 치킨게임, 메모리사이클)

솔직히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반도체를 그냥 '잘하는 산업' 정도로 여겼습니다. 삼성전자 주가 뉴스가 나오면 흘려듣고, TSMC가 어쩌고 하면 '우리도 잘하잖아'라며 넘겼죠. 그런데 『반도체 패권전쟁』을 읽고 나서 그 안이한 생각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반도체는 이제 기술이 아니라 국가 생존을 가르는 권력이었습니다. 파운드리 시장의 현실, 일반적 믿음과 달랐습니다많은 분들이 "삼성전자가 있으니 우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파운드리(Foundry) 시장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파운드리란 반도체 설계 능력이 없는 기업이 맡긴 칩을 대신 생산해주는 수탁 제조 사업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남의 레시피로 요리를 대신 해주는 공장인데, 이 시장에서 TSMC가 차지하는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제목 의미, 일상의 소중함, 멈추는 법)

죽음을 앞둔 사람이 오히려 더 잘 살고 있다면, 그게 아이러니가 아닐까요?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공포 소설인 줄 알고 책을 덮을 뻔했습니다. 그런데 읽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 제목이 소설 전체를 가장 정확하게 압축한 한 문장이라는 걸요.'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제목 의미췌장을 먹는다는 표현은 일본에서 내려오는 민간 관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아픈 장기를 먹으면 낫는다는 의미에서 출발합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그 의미가 한 층 더 깊어집니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진 상대를 너무나 닮고 싶을 때, 그 사람의 췌장까지 먹어버리고 싶다는 표현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제목 하나가 두 주인공의 관계 전체를 얼마나 정밀하게 담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