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영국에서 176년 된 소설이 연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습니다. 도스토옙스키가 26세에 쓴 단편 〈백야〉, 국내 번역본 제목으로는 《우리는 가장 밝은 밤에 헤어졌다》입니다. 저도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틱톡에서 고전 소설이 역주행한다는 게 쉽게 실감이 나지 않았거든요. 첫사랑의 기억은 왜 지워지지 않는가이 소설은 이름도 없는 주인공이 페테르부르크의 '백야(白夜)' 기간 동안 나스텐카라는 여인과 나흘 밤을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백야란 위도가 높은 지역에서 여름철에 해가 지지 않거나 밤새 어스름이 유지되는 자연현상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밤이 와도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는, 낮도 밤도 아닌 기묘한 시간대입니다. 도스토옙스키는 이 역설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현실과 공상 사..